글 작성자: 택시 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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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해보겠습니다 >는 소라, 나나, 나기 각각 이 세 주인공의 시점에서 쓰여진 글이다. 소라와 나나는 어렸을 적 공장에서 끔찍하게 아버지를 잃고 애자라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나기도 어렸을 적 과일장사를 하던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모두 힘든 가정사를 딛고 계속해보겠다며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 소설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각 시점이 시작하기 전 본인의 이름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소설에서의 이름은 의미가 없거나 있어도 제대로 밝히지 않곤 하는데 이 소설은 첫 서두부터 본인 이름이 작명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소라(小蘿)는 작을 소(小)에 미나리 라(蘿)로 술 취한 할아버지가 열매 라(蓏)를 쓸 걸 착각해서 미나리 라를 쓴 소라가 되었다고 한다. 나나(娜娜)는 아리따울 나(娜)를 두 개 쓴 이름이다. 애자의 함량이 높은 이름이라 나나가 생각했던게 인상 깊다. "~의 함량이 높은"이라 정말 이쁜 표현이다. 나기(鎿基) 솥뚜껑 나(鎿)에 터 기(基)를 쓴 그저 무쇠로 만든 그릇이라는 뜻 그러나 나기는 그때 아버지가 센스를 발휘해서 그나마 나로 만든 한자 중에서 좋은 한자를 골랐다고 생각하면서 그 정도 의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애자답다,라는 것은 소라의 의견이고 애자가 지나치다,라는 것이 나나로서 당사자인 나의 생각입니다. 애자의 함량이 지나치게 높은 이름인 것입니다. " (p86)

" 아파? 기억해둬, 이걸 잊어버리면 남의 고통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 괴물이 되는 거야. " (p131)

" 왜 너희는 행복하니. 왜 너희만 행복해지려고 하니. " (p137)

" 네 정수리는 어째서 그런 모양일까. 귀는 왜 이렇게 되어 있을까. 이걸 만져봐도 좋을까. 만져도 좋을까. 네가 만지는 것처럼 너의 목을. 목을 만지는 버릇, 너는 그것을 알까. 그게 얼마나 안타깝고 가련해 보이는지를 알고 있을까. 그밖의 너의 버릇들, 말하기 전에 허공을 바라보는 버릇, 양쪽 팔을 책상에 올리고도 한쪽 팔꿈치에만 체중을 싣는 버릇, 책을 읽을 때 책장 모서리를 만지는 버릇 같은 것을 너는 알까. 그걸 전부 알고 있을까. 네가 그렇게 한다는 것을 나는 너에게 말하고 싶었다. 너느 왜 그렇게 할까. 왜 이렇게 할까. 묻고 싶었고 듣고 싶었다. " (pp176~177)

" 간장을 싫어하는 부족. 간장을 좋아하는 부족. 간장을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부족. 부족이 되나, 하고 소라는 물었지. 나 하나뿐인데? 하나뿐인 부족도 있는 거지 세상엔. " (p201)

" 술이다. 생명이다. 인생이다. 엎어지면 끝. 빌어먹게 엎어지면 끝 " (p206)

" 오래지 않아 날이 밝을 것입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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