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나는 나 자체로 평범할 수 없는 존재이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무지개여신 >에서 본 우에노 주리에서 < 후아유 >,< 아는 여자 >의 이나영이 느껴진 적이 있었다. 세 영화를 모두 좋아하는 관계로 우에노 주리가 나온 영화를 처음 봤음에도 다른 작품이 궁금하긴 했었다. 대문짝만하게 우에노 주리가 어벙한 표정을 하고 있는 귀여운 포스터에 이거다! 라는 생각에 영화를 감상했다. 중간 넘어가니 이와이 슌지 작품에 꾸준히 나오는 아오이 유우가 나와서 더 집중해서 봤다. 그리고 발칙한 일본 영화의 특이한 상상력이 더해진 영화는 나를 미치게했다.
나는 평범함이라는 말이 싫다. 누구는 말한다. 사회나 군대에서 평균 만해라, 남들 만큼만 열심히하고 더 노력하는 건 위험하고 쓸모없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그래도 나는 내 길을 가고 싶다. 나는 어떤 분야에서는 부족한 존재고 어떤 분야에서는 내 기량을 200% 쓸 수 있다면 쓸 것이다. 남들과 비슷하고 싶지 않아서 대학에서 남들과 다르게 공대생임에도 교내 방송국 활동을 했다. 1~2학년에 군대가는 건 너무 평범해서 2학년까지 교내 방송국 활동을 하고, 이 일이 너무 좋아서 한 학기를 더 다녀서 군대를 3학년 마치고 갔다. 내 게임은 세상에서 제일 평범하지 않은 게임이었으면 좋겠다. 평범하지 않음에 대한 동경은 최근에 빠져있는 '푸른잠수함'님에 의해서 더 커진 것 같다. 평범하지 않은 그림 실력과 우주를 좋아하고, 티비를 몇 년 째 보지 않고, 사진 찍기를 좋아하며, 교정기를 일부러 감추려하지 않는 그런 평범하지 않음에 끌려서 '푸름잠수함'님에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중요한 게 있다. 평범하지 않음에서 나다움을 유지하는 것 평생 영향 받다 보면 결국 남과 같아지면서 나라는 존재는 마치 꼬리뼈처럼 흔적기관이 되어버릴 지 모른다. 예전에 팟캐스트에서 들었던 역설적인 농담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사람은 평범한 것인가 아니면 그런 가장 평범함으로 인해 이 사람은 평범하지 않은 것인가? 평범함이란 이런 역설처럼 사실 굉장히 어처구니 없는 말이 아닐까? 나는 나 자체로 평범할 수 없는 존재인데, 따라서 평범함은 존재 자체가 이상한 단어일 것이다. 참새라는 뜻의 스즈메도 공작(쿠자쿠)에 비해 몸집이 작고 깃털 색이 다를 뿐, 누가 덜 화려하거나 누가 더 못나지 않기 때문에, 참새가 지극히 평범함의 대명사가 될 수는 없다. 둘은 다를 뿐이다. 제목도 그런 걸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거북이라는 존재에 대한 느리다는 생각과는 다르게 어떤 거북이는 생각보다 빠를 수도 있는 것이다.
<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에서 스즈메가 스파이가 되어 500만엔을 냉장고에 숨기며 "휏휏휏휏" 웃는 장면, 무한 지속 파마를 한 채로 냉장고에 500만엔을 넣으면서 이렇게 귀엽고 개성있게 웃는 스즈메가 평범이라니 애초에 스즈메는 평범하지 않다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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