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자: 택시 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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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과거 아트나인 플리마켓 때 캐롤 포스터를 무작정 사놓고 보니 영화도 안 보는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바로 찾아서 보았다. 퀴어영화인 줄 모른 채로 영화를 봤다는 동생의 이야기를 듣고 이 영화가 퀴어영화임을 알았다. 가장 최근에 본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도 그렇고 최근에 퀴어영화를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다. 퀴어 영화 이야기를 잠시하자면 일차로 드는 생각은 충격이다. 마치 어렸을 때 영화로 나체가 나오는 배드신을 본 기분이랄까? 약간 당황스러운 느낌 그러나 호기심도 든다. 그리고 생각을 해본다. 그들의 사랑이 만약 이성애의 러브스토리였다면? 딱히 주목 받을 만한 스토리는 아니다.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를 예로 들자면, 약간 < 캐롤 >의 스토리도 비슷하지만.. 연애에 초짜인 한 사람이 연애에 통달한( 약간 의미가 다를 수도 있다 ) 한 이성에게 반하고 갈등을 겪고 다시 만나는 내용이다. 정말 로맨스 영화의 클리셰덩어리다. 그러나 퀴어 영화에 오면 그 클리셰들이 남남 또는 여여 끼리의 사랑과 그 둘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전혀 다른 것이 된다.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때는 이런 퀴어영화가 퀴어라는 장르 영화에 편승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 캐롤 >을 통해 그게 아니었음을 제대로 느꼈다.


이끌림은 갑자기 찾아온다

 장르영화를 제외하고 < 캐롤 >을 보면 이 영화는 '이끌림'에 대한 영화이다. 사람은 살면서 어떠한 대상에 이끌리게 된다. 이끌림의 대상은 이성이 될 수도, < 캐롤 >처럼 동성이 될 수도, 동물이 될 수도 그리고 물건이 될 수도 있다. 이끌리고 이끌림의 대상과 교감을 하며 서로의 이끌림을 확인한다. 마음의 무게가 커서 만유인력처럼 서로를 끌어당길수도 맞지 않는 N/S극처럼 이끌림이 쎌 수록 서로를 밀어낼 수도 있다. 따라서 그 이끌림을 유지하고 이끌림 이상의 감정으로 만들어가는 방법이 필요하다.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공자의 말처럼 내가 남에게 원하는 바를 내가 남에게 해주면 된다. 캐롤의 방식이 그렇다. 관심있어서 캐롤을 찍던 테레즈에게 먼저 다가가고 연락하고 결정적 순간에 먼저 마음을 연다.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그 효과는 대단하다. 이끌림이 생겼다면 이끌림에 몸을 맏기고 이끌림에게 원하는 바를 이끌림에게 해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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