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자: 택시 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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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복수 삼부작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의 시작이 되는 작품이다. 전에 보고 오랫만에 추석을 맞아 한 번 더 보게되었다. 다른 두 영화와 이 영화의 다른 점은 제목에서부터 "복수"라는 단어가 있다는 것이다. 영어 제목부터가 Mr. Vengeance이다. (금자씨의 영어 제목도 Lady Vengeance이지만 이건 영어제목이니까..) 제목에서부터 복수를 강조하는 처음부터 복수에 복수로 엮여있는 영화이다. 세 영화 다시 개봉한다면 이 영화가 중간에 들어가는 경우는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올드보이는 오대수(최민식 역)와 이우진(유지태 역) 사이의 일 대 일 복수극이고, 친절한 금자씨는 백한상(최민식 역)과 금자씨(이영애 역)를 포함한 다수의 가족 사이의 일 대 다수 복수극이다. 그러나 복수의 나의 것은 복수가 마치 끝나지 않을 것처럼 계속 쌓여간다. 류(신하균 역) 대 불법 브로커, 사장 대 류의 애인(배두나 역), 류 대 사장(송강호), 사장 대 극렬 사회주의 단체 이렇듯 복수는 복수를 계속 낳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제목이 더 뚜렷하게 느껴진다. 복수라는 단어는 왜 그렇게 우리를 흥분하게 만들까? 복수라는 주제는 일상의 분노를 어쩔 수 없이 억누르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흥미있는 존재이다. 그리고 그런 복수를 대신 해준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최근에 유행했던 《베테랑》또한 복수의 한 장르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한 고위층을 가난한 서민 경찰이 잡아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희열을 느낀다. 게임계에서도 이러한 복수는 화제거리이다. 《리니지2》의 바츠해방전쟁은 두고 두고 회자될만한 사례이다. 끝이 안 좋긴 했지만 그 나름대로의 전략과 의의가 있었고, 그것이 실제 사람들이 했다는 점이 볼만하다. 《악마를 보았다》는 영화와 맥을 같이 하는 영화중 하나이다. 자신의 아내를 죽인 살인자(최민식 역)에게 복수하기 위해 김수현(이병헌 역)은 악마가 되어서 복수를 자행했다. 인간성마저 버리며 최민수를 잔인하게 그들의 부모가 보는 앞에서 죽인 것이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도 신하균, 송강호는 복수를 하기 위해 악마가 된다. 복수는 복수를 낳게 된다. "너 착한놈인거 안다. 그러니까 내가 너 죽이는거 이해하지?" 송강호가 자신의 딸이 죽은 강가에서 신하균의 아킬레스건을 끊으며 하는 말이다. 여기서 희열과 동시에 악랼함을 느끼게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기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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